화면에 색 이름이 하나 나옵니다. 그런데 글자의 뜻과 글자의 색이 다릅니다. “빨강”이라고 쓰여 있는데 그 글자가 파란색일 수 있습니다. 이때 골라야 하는 것은 글자의 색, 그러니까 파랑입니다.
말로 들으면 쉬운데 해 보면 손이 자꾸 엉뚱한 데로 갑니다. 틀리면 남은 시간이 1초 줄어들기 때문에, 급히 찍는 것보다 한 박자 늦더라도 맞히는 편이 낫습니다.
이 현상에는 이름이 있습니다. 1935년에 이것을 정리한 사람의 이름을 따 스트룹 효과라고 부릅니다. 글자의 색을 말하는 일이, 글자의 뜻과 색이 어긋날 때 눈에 띄게 느려진다는 것입니다.
까닭은 글을 읽는 일이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. 한글을 아는 사람은 “빨강”이라는 글자를 보면 읽지 않으려 해도 이미 읽어 버립니다. 반면 색을 알아보고 그 이름을 떠올리는 일은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일입니다. 그래서 저절로 올라온 답(읽은 글자)이 먼저 도착하고, 제대로 된 답(본 색)이 그 뒤에 와서 둘이 부딪힙니다.
느린 것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닙니다. 글을 잘 읽는 사람일수록 더 걸립니다. 한글을 아직 못 읽는 아이는 오히려 망설임 없이 색을 고릅니다.
읽지 말아야지 하고 힘을 줄수록 오히려 글자에 매입니다. 읽히는 것은 막을 수 없으니 그냥 두고, 고르는 손만 색을 따라가게 하십시오. “읽혔지만 나는 색을 고른다”까지가 한 묶음입니다.
글자를 또렷하게 보면 뜻이 먼저 들어옵니다. 눈의 초점을 조금 흐리거나 글자 한 획만 본다는 느낌으로 보면 모양은 뭉개지고 색만 남습니다. 화면에서 눈을 살짝 떼는 것만으로도 달라집니다.
“파랑… 파랑…” 하고 되뇌면 말을 만드는 데 시간이 듭니다. 이름을 떠올리지 말고 색과 단추를 바로 잇는 편이 빠릅니다. 몇 판 하면 단추 자리가 손에 익어서, 색을 보는 순간 손가락이 먼저 움직입니다.
어려움에는 가끔 규칙이 뒤집히는 문제가 섞입니다. 그때는 색이 아니라 글자를 골라야 합니다. 문제가 바뀔 때마다 화면 위의 한 줄을 먼저 보는 버릇을 들이면, 뒤집힌 문제에서 통째로 무너지는 일이 없습니다.
시간은 20초·30초·60초 중에 고릅니다. 20초는 순발력, 60초는 버티기에 가깝습니다. 기록을 견주실 거라면 같은 난이도·같은 시간끼리만 견주십시오. 최고 기록도 그 둘을 묶어 따로 남습니다.
한 판이 끝나면 맞힌 개수와 함께 정확도와 평균 반응이 나옵니다. 정확도는 고른 것 가운데 맞은 비율이고, 평균 반응은 한 문제에 걸린 시간입니다.
맞힌 개수만 보지 마십시오. 틀리면 시간이 1초 깎이기 때문에, 정확도가 낮으면 아무리 빨라도 개수가 안 늘어납니다. 평균 반응이 조금 느려지더라도 정확도가 오르면 대개 개수도 같이 오릅니다.
누구나 느려집니다. 글자를 잘 읽을수록 더 그렇습니다. 처음 몇 판은 거의 다 그렇게 되니 개수보다 정확도를 먼저 올려 보십시오.
색을 가려내기 어려우신 분께는 이 놀이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. 고르는 단추에 색 이름이 함께 적혀 있으니 그 글자를 보고 고르셔도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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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놀이로 머리가 좋아진다고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. 스트룹 효과는 오래 연구된 현상이지만, 이것을 반복한다고 다른 일까지 빨라진다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. 짧게 집중하는 재미로 하시는 것이 맞습니다.